
목감천/ 이은택 時論
최근 네팔을 덮친 기록적인 기습 폭우와 대규모 홍수는 단순한 자연재해나 먼 나라의 비극이 아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히말라야 빙하가 급격히 녹아내리고, 예측할 수 없는 몬순 기상 패턴이 일상화되면서 발생한 명백한 '기후위기의 잔혹한 경고'다.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공한 비율이 극히 적은 취약국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기후 불평등의 현실은, 이제 기후위기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인권과 생존의 문제임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네팔 사태가 던진 향후 과제는 단기적 복구에 그치지 않는다.
토석류 유실로 인한 추가 돌발홍수(GLOF) 등 2차 재난 위험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가 예산의 10%에 달하는 천문학적 복구 비용은 네팔 경제 전체를 마비시킬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히말라야 수계의 이상 변화는 하류 지역인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의 수자원·식량 안보에 직격탄을 날리며, 삶의 터전을 잃은 대규모 기후 난민 발생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갈등을 예고한다. 기존 기상 예측 모델을 무력화하는 기후 변동성 앞에서, 국가 간 데이터 공유 미흡과 기술적 한계 역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이 거대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즉각적인 실천적 연대에 나서야 한다.
COP에서 합의된 '손실과 피해 기금'을 선진국이 약속대로 조속히 출연하고, 복구 절차가 부채 부담이 아닌 무상 지원 형태로 신속히 실행되어야 한다.
중국, 네팔, 인도, 방글라데시 등 히말라야 수계를 공유하는 국가 간 실시간 위성·수문 데이터를 공유하는 통합 조기경보 시스템(EWS)을 구축하고, 선진국의 기후 적응 기술을 적극 이전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나아가 긴급 구호 체계를 넘어 지역 사회의 장기적 기후 복원력을 높이는 다자기구 중심의 다각적 지원이 절실하다.
네팔의 붉은 흙탕물은 결코 히말라야산맥 아래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후위기 취약국을 위한 기술 지원과 재정적 기여는 시혜적 원조가 아니라, 주요 탄소 배출국들이 마땅히 지불해야 할 책임의 이행이다.
만년설이 녹아내린 자리에 차오른 위기의 수위는 머지않아 전 세계의 둑을 위협할 것이며, 전 지구적 위기 앞에서는 그 어떤 나라도 홀로 안전한 섬이 될 수 없다. 국경을 지우며 다가오는 기후 재난에 맞설 유일한 방파제는, 국경을 뛰어넘는 단단한 글로벌 연대뿐이다.











